2011 10 월 26 일 메디게이트 뉴스 의료 사회 기사

운영자 2011.10.26 11:57 조회 수 : 1387
























 


수지접합 전문 성형외과 원장의 독한 장인정신  

한현언 원장 "미용수술 확 줄어도 보람…홀대 안타깝다"

한현언 성형외과에는 상담실장이 없다. 안내 창구를 지키는 간호사가 1명, 대기환자가 없으니 환자대기실도 없다. 작은 테이블과 의자가 전부다.

여느 성형외과에서나 보는 푹신한 쇼파, 쾌적한 대기공간 등 화려한 인테리어 대신 벽을 따라 낮은 화분을 놓고, 미술 작품이 자리했다.

수지접합술의 '장인' 한현언 원장.

그는 대학병원도 아닌 개원가에서 수지접합술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그저 내가 좋아서…"라며 담담하게 답했다.

그의 병원 간판은 '성형외과'이지만 환자의 90% 이상이 수지접합술이나 미세수술을 요하는 응급환자다. 쌍꺼풀이나 코성형술 환자는 10%도 채 안되는 수준.

응급환자를 받다보니 자연스럽게 24시간 대기조가 됐다. 잠도 집이 아닌 병원에서 잔다. 초등학생도 있다는 그 흔한 휴대폰도 없다. 매일 병원에 있으니 굳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의 특기이자 주전공은 수지접합술. 잘린 손가락의 미세한 동맥과 정맥을 이어주는 정교한 수술이다.

그 역시 지난 1989년 개원할 때 미용성형을 하면서 여유로운 인생을 살 생각이었지만 막상 미용성형 환자와 수지접합술 환자가 동시에 찾아오면 망설임 없이 후자를 택했다.

그는 "응급환자를 먼저 살리는 게 당연한 일"이라면서 "수지접합술 환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미용성형환자는 줄었다"고 했다.

양 환자군 모두 성형외과 수술영역이지만 공존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병원 봉직의로 수술을 하는 게 더 낫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물론 병원의 풍부한 간호인력, 체계적인 시스템, 의료장비 등은 부럽지만 병원 내부의 보이지 않는 권력 다툼이나 불필요한 대기시간이 싫다"고 잘라 말했다.

한현언 성형외과에서는 응급환자가 오는 즉시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바로 수술에 들어갈 수 있다.

한 원장은 매일 병원에서 지낸 탓인지 피부가 거칠었지만 행복해 보였다.

그 또한 "현재 대학병원에서 원장이나 교수로 재직중인 친구들이 가끔 병원을 찾아와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부럽다고 하더라"면서 "실제로 즐겁다"고 했다.

그런데 '이 병원, 유지는 될까?' 병원 문을 들어서면서부터 맴돌던 생각이었다. 실제로 인터뷰하는 2시간 내내 환자는 단 한명도 오지 않았다.

그러나 예상 밖의 말이 돌아왔다. 그는 "다쳐서 오는 환자들이기 때문에 많을 수가 없고, 많다고 해도 문제"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번 수술에 들어가면 짧게는 10시간, 길게는 24시간 이상 소요되다보니 환자가 많아도 고민이다.






그의 병원은 28병상에 하루 평균 환자는 2~3명 혹은 전혀 없을 때도 많다. 입원실에는 평균 10명 정도의 환자가 있기 때문에 주말에도 병원을 비울 수 없다.

또한 그는 인근 중대형병원 촉탁의로 바쁘다. 대형병원으로 찾아온 수지접합술 환자와 미세수술 환자는 그가 도맡고 있다.

그의 실력은 이미 인근 병원까지 알려진 상태. 119구급대에서도 그는 유명인사. 응급 수지접합술 환자가 있으면 그를 찾아온다고.

자신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만 하다. 그런데 왜일까. 그는 "물론 보람을 느끼고 즐겁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사람들은 명품을 좋아하지만 막상 장인이 나올 수 없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장인을 홀대한다"면서 "그러다보니 이 분야에 뛰어드는 의사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지현 기자 (jhlee@medigatenews.com)